2012/05/29 01:54

사진. 생각 중

이삼 년전의 일일 거다.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 언젠가 그녀에게 그의 사진을 보여줬던 게 생각났다.


"청년이 너 진짜 이 때 예뻤다~ 왜 이렇게 늙었냐. 살도 완전 많이 찌고. 얼른 빼!"

희서가 술을 따르며 핀잔을 줬다.
나는 혼자 웃으며 답했다.

"야, 옆에 놈 귀엽지 않냐?"

"응? 니가 훨씬 예쁜데? 그냥 완전 평범한데, 얜? 누군데?"

"내가 예뻐하던 후임."

"아. 얘가 그 맨날 말 안듣고 너한테 막 연락하고 그러던 애 맞지? 생긴 건 안그런데~ 애교 많았다더니 의외다~"

"귀여웠지. 하핫.."


나는 그 이상을 말할 수는 없었다. 희서는 휴대폰 속에 있던 내 사진과 그의 사진 그리고 무수한 다른 사진들을 훑어봤다.
나는 여전히 그녀에게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.


잠이 오지 않는 밤, 오랜만에 그 사진들을 봤다.
여전히 차마 지우지 못하고 비공개로 돌려놓은 사진들.
싸이월드의 인기가 사라진 게 다행이라고 여겨졌다.
몇 년만에 뒤져본 그 앨범 속에 그와 나는 눈부시도록 빛나게 웃고 있었다.

어쩌면 나의 일생에 있어서 가장 빛났던 순간이 아니었을까.
라는 허무맹랑한 생각이 드는 밤이다.


덧글

  • 2012/05/29 09:25 # 답글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  • 청년 2012/05/30 20:57 #

    저도 기다리고 있습니다ㅡ ㅎㅎ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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